부부재산청산

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전원합의체 판결.

편집부 2014-01-11

▲     © 편집부
[사례] A남은 정당 소속 사회활동가로서 2011년 B녀와 결혼하였습니다. B녀는 A남을 위하여 개인과외 등을 하며 생계를 책임졌고, 남편의 활동비, 선거자금을 대기 위해 지인이나 금융권으로부터 3억 원을 빌렸습니다.
 
그 후로 불륜, 경제적 무능력 등 이런 저런 문제 끝에 A남은 B녀와의 갈등관계를 유지하다가 B녀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B녀 또한 이에 대응하여 이혼, 위자료, 재산분할소송을 반소로 제기하였습니다.
 
파탄당시 B녀의 재산은 마이너스 4000만 원 가량(지인들에 대한 대여금채무 2억 7,000만 원 별도), A남의 재산은 플러스 220만 원이었습니다. 이에 B녀는 결혼 전 A남의 빚을 대신 갚은 것과 남편 활동비 등을 위한 대여금까지 포함해서 재산분할로만 총부채의 1/2정도인 2억 원은 받아야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동업계약을 체결한 당사자는 협의 또는 출자가액에 따라 손실 또는 이익을 분배하며, 이익분배비율은 손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됨이 원칙입니다(민법 제711조). 주식회사가 청산될 때에도 회사자산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하고도 남은 것이 있다면 주주들이 주식비율대로 나누어 가질 수 있습니다(상법 제538조). 가사사건에서도 대략 비슷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상속재산은 일종의 재단(財團)이 구성되는 것으로 보고 그에 관한 상속인 등 이해관계자들이 분배받는 구조인데, 이 경우 사인증여(기부금) 등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재산을 대상으로 상속인들이 협의에 의하여 분배하던지 기여분 추가, 특별수익재산 공제(사전증여, 유증 등) 및 법정상속분 대입을 통해 법원의 재판으로 분배됩니다. 채무도 승계됨이 원칙이어서 상속포기하지 않는 한 금전채무와 같은 분할채무는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승계됩니다.
 
한편 부부공동체는 일종의 동업계약에 유사한데, 일상적인 가사에 대해서는 부부가 쌍방 배우자를 대리할 수 있으며, 일상가사채무는 원칙적으로 연대책임을 부담하고 생활비용도 공동분담이 원칙입니다(민법 제827조, 제832조, 제833조).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은 혼인 중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공동재산의 청산이라는 성격에 경제적으로 곤궁한 상대방에 대한 부양적 성격이 가미된 제도입니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33258 판결). 재산분할은 당사자간 협의에 따르거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민법 제839조의 2). 그리고 재산분할청구는 엄격한 증거에 의하는 소송이 아니라 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조율하는 비송사건이므로 법원의 재량이 비교적 폭넓은 사건입니다.  

법원의 재산분할결정은 ① 부부공동재산 또는 부채를 기준으로 당사자 쌍방이 가진 재산과 그 가액을 확정한 뒤 순재산(적극재산에서 소극재산을 공제한 재산가액)을 구하고, ② 여기에 재산분할의 비율을 정한 다음, ③ 그 비율에 따라 청구인에게 정당하게 배분되어야 할 재산가액과 청구인이 보유하고 있는 순재산을 비교하여 모자라는 부분을 상대방으로부터 금전적으로 지급받도록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판례실무가 순재산을 구한 다음 분할비율을 정하는 방식을 택하다 보니, 부부의 순재산이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재산분할 청구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므718 판결). 그래서, 위 A남와 B녀의 사례에서도 원심 법원은 재산분할은 인정하지 아니한 채 위자료로 조정하여 유책배우자인 A남이 B녀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부부재산청산을 본질로 하는 재산분할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채무의 성질, 채권자와의 관계, 물적 담보의 존부 등 일체의 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분담하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인정되면 그 구체적인 분담의 방법 등을 정하여 재산분할 청구를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채무의 분담을 명할 경우에도 적극재산을 분할할 때처럼 재산형성에 대한 기여도 등을 중심으로 일률적인 비율을 정해 당연히 분할 귀속되게 해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 판결)”라고 기존 견해를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종전 법리가 설시된 대법원 판결의 사안은 모두 재산분할 청구인이 소극재산은 없이 적극재산만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상대방에게 재산분할을 구하고 있는 사안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실질적인 판례 변경이라기 보다는 법리를 재정비한 것에 의미가 있는 판결이었습니다.
                                                   
                                                                                청현법률사무소 임상구 변호사

기사입력 : 201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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