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 든 흉악범 사형제 찬반론

임명섭 충남신문 칼럼리스트/천안언론인클럽 상임고문.

편집부 2019-07-23

  

▲     © 편집부

최근 전 남편을 살해한 피의자 고유정의 사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었다.  청와대는 국민 청원에 “재판과 관련한 사항은 삼권분립 원칙상 답변에 한계가 있다”면서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질지 향후 재판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우리나라는 1997년 23명을 끝으로 22년간 중범죄자에 대한 사형집행을 중단한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 집행은 김영삼 정부 당시 지존파 살인사건을 끝으로, 김대중 정부 이후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최근 흉악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형제 폐지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찬성을 주장하는 측은 흉악범이기에 극형에 처해 타인의 생존권리를 박탈한 사람은 자신의 생존권도 같이 박탈당해야 마땅하다는 논리다.

 

반대로는 사형은 반인륜성이고 재판에서 오판 가능성도 있어 사회의 구조적 결함 등의 논리를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얘기다. 서로가 맞는 주장이다.국제앰네스티가 사형제 폐지 캠페인을 시작한 1977년 16개에 불과하던 법적·실질적 사형폐지 국가는 그 사이 140개국으로 불어났다.

 

법적 사형폐지국은 102개국이다. 국제앰네스티가 밝힌 2015년 사형 집행 상위 국가는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이다.3개국이 한해 동안 처형한 사형수는 1634명으로 전체의 89%를 차지하는 등 “전년대비 50% 이상이 늘어났다”고 국제앰네스티는 밝혔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국 교도소에 61명의 사형수가 수감돼 있다.현행법상 사형제를 없애려면 사형을 규정하고 있는 형법 등 17개 법률 84개 항목을 일괄 폐지하고 그 대안으로 가석방이나 감형이 없는 절대적 종신형제를 도입해야 되기 때문에 특별법안이 법제화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사형제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처음 실시한 1994년에는 찬성이 70%, 반대가 20%로 찬성이 압도적이였다. 10년이 지난 2003년에는 찬성이 52%, 반대가 40%로 격차가 대폭 줄었다. 지난 2004년 21명을 토막 내어 살해한 유영철 사건 때는 찬성이 66%나 차지해 일부 국민들은 사형제의 폐지를 지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형제가 존재해야 흉악범이 줄어든다는 주장이 많기 때문이다.흉악범의 목숨을 유지하도록 하게 하면 국민들의 불안이 벗어날 수 없다. 강호순과 같은 반인륜적 연쇄살인의 만행후 유사한 강력범죄의 예방 차원에서도 반드시 사형제의 필요성은 절실하다.

 

민주주의라면 사형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은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가치가 있기 때문에 형벌로 인간의 생명을 끊는 것은 또 다른 범죄가 될 수 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차분한 마음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사형제도 존폐에 따른 시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줄 안다.

기사입력 :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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