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유토리 교육의 실패가 주는 교훈!
조영종 (교육활동가· 유튜브 조영종TV 대표)
편집부   |   2021-09-03

 

▲ 조영종 (교육활동가· 유튜브 조영종TV 대표)


오늘날 일본의 젊은 층을 차지하는 1987~2004년 출생자를 지칭하여 유토리 세대라고 부른다. ‘유토리란 일본어로 여유를 뜻하는 말로 유토리 세대란 이전의 세대보다 여유로운 교육환경에서 일정 기간(20022010년 전후) 학교생활을 한 세대를 특정하지만, 말뜻과는 달리 학력이 저하된 세대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시행한 일명 유토리 교육정책의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유토리 정책을 시행한 2002년 당시 일본은 과도한 입시경쟁과 주입식 교육의 성행으로 학업부진 학생의 양산은 물론 학교폭력, 이지메, 부등교 등이 이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어있어 이의 해결을 위해 유토리 교육을 도입한 것이다. 암기 위주·주입식 교육 탈피를 위해 초중학교 교과 내용 30%와 전체 수업시간 10%를 감소하고 대신 사고력을 기르는 학습에 무게를 두는 체험중시 교육을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 종합학습시간에 관한 안건이 발표되었다. 이것은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한 인재양성정책으로 당시로써는 매우 파격적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시행되자마자 이곳저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으며 2010년을 마지막으로 이 정책은 폐기되었다. 학습능력 부진아 양산, 저학력화, 교육격차 발생 등 새로운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지금은 탈유토리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이전의 교육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일본내부에서도 실패한 정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유토리 교육은 왜 실패의 길을 걷게 되었을까? 주입식 교육의 회피와 창의적 사고의 육성이라는 당초 목표가 오히려 학생들의 공부의지를 꺾고, 교육의 양극화를 초래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냉정하게 유토리정책을 살펴보면 결과의 예측도 가능하다. 먼저 과도한 교과내용과 수업시수의 감축은 학생 쪽에서 보면 배워야 할 교육지식의 축소이고 수업에서 한번 낙오되면 회복할 기회가 줄어들게 되는데, 특히 빈곤층 자녀는 더욱 더 어렵게 되었다. 반면, 부유층 자녀는 융통성 없이 정부방침대로 유토리교육을 시행한 공립보다 좀 더 자유로운 사립학교에 진학하여 학습결손을 메울 수 있었다. 사립학교는 표면적으로는 유토리교육 정책을 받아들이지만, 정부로부터 배급되는 교과서, 교육정책 등을 적극 도입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의 한 고등학교에 교사로 재직중인 키타하라(北原) 씨는 다음과 같이 사립과 공립을 비교, 유토리교육의 실태를 꼬집었다. 첫째, 사립학교는 정부로부터 배급되는 교과서는 학생들에 나눠주는 것조차 거부하며, 해당 학교가 지정한 전문 참고서를 배급·교육하였고, 둘째, 사립학교는 년간 수업료와 기타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출발선부터 교육적 환경차이가 있는 진 사립학생과 공립학생이 같은 대학수험시험 내용을 놓고 경쟁 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수 인재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로써 소수의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제외한 대다수는 정부방침에 따른 유토리 교육을 이수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학력저하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남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간직한 유토리 세대로 불리우는 2030대 초반 세대는 사회적으로 어떠한 인식을 받고 있을까. 당장 구글에 일본어로 유토리 세대 라는 단어를 넣기만 하여도 유토리 세대는 쓰레기”, “유토리 세대는 핑계가 많다라는 부정적인 검색어가 연관검색어로 등장한다. 이는 유토리 세대가 공동목표 달성을 위한 조직 내의 상하관계 혹은 어느 정도의 규율과 통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내부에서는 유토리 세대가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받으면서 사회적으로 협력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부정적 시선도 강하다고 한다. 실제로 일본의 취직 전문사이트 마이나비에서는 유토리세대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써 진취성과 자주성 부족을 꼽았다. , 정해진 규율과 메뉴얼이 없을 경우 자주적인 대응이 불가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더해서, 조직내 정해진 규율이 있다 하더라도, 여유로운 교육 환경이 준 책임감의 부재로 인해, 책임감은 없고 권리만 누릴 줄 아는 세대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유토리 교육이 공과를 살펴보면서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비단 필자뿐만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현장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가르치고 쉽게 가르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 것이다. 허용적인 분위기에 하기 싫은 공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교육과정 운영만으로는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 일본 유토리교육의 실패가 주는 교훈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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