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업포기의 악순환 끊어야!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편집부   |   2021-08-18

 

▲ 천안오성고등학교 교장 조영종


학교에서 소위 수포자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걱정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수학을 절대평가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필자도 그 필요성에 공감한다.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한국국·공립고등학교장회에서 최근에 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5.6%가 수학의 수능절대평가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사와 영어가 수능 절대평가 과목으로 운영되고 있어 90점이 넘으면 1등급, 80점이 넘으면 2등급이 된다. 반면 다른 과목들은 모두 상대평가로 상위 4%1등급이며 11%까지가 2등급이다.

 

고등학교 교장들은 왜 수학의 수능 절대평가를 지지하는 것일까? 같은 조사에서 교장들의 82%가 학력 저하의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다.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는 오히려 수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자기가 노력하면 등급을 잘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바꾸면 수학 공부에 대한 의욕이 안 꺾일 것으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학생들이 수학 포기가 학업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학에 대한 부담을 줄여줌으로써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학업에 전념하게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은 것이다.

 

2020년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로 수학이 다른 과목에 비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학생들이 수학 공부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는 간접증거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과목이 공부하기 어렵지 않다는 학생의 비율이 초등학생은 72.8%, 중학생은 49.6%인데 비해 고등학생들은 26.5%만 어렵지 않다고 답하고 있다. 교사들의 입장에서도 수학 수업을 학생들이 잘 따라온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초등교사가 80.9%, 중학교 교사가 69.7% 인 데 비해 고등학교는 36.4%뿐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이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그만큼 수학 과목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50% 이상의 시간을 수학 공부에 매달리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수학을 절대평가로 바꾸면 학습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히려 수능 상대평가에서 고난도 킬러 문항을 몇 개 맞추느냐에 따라서 등급이 결정되다 보니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아예 수학에 손을 놓아버리는 학생들이 생기는 게 현실임을 우리는 직시하여야 한다. 수포가 학포(학업포기)가 되고 자칫 인포(극단적인 선택으로 인생포기)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시 전형에서는 수학 외의 2~3과목의 등급만 좋으면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어서 지금처럼 수학으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예 수능 수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절대평가로 바꾸어 수학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수학 수업을 재미있게 운영하여 학생들이 흥미가 있고 수학 공부에 임하게 한다면 오히려 수학에 관한 관심과 성적이 향상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학업 자체를 포기하는 학생들도 줄어들어 학력 저하의 걱정도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학생들이 수학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공부할 수 있게 하려면 수능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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